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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공식 블로그
아빠 방문 바로 앞에 있는 작은 탁자 위에 며칠 전 생일선물로 받은 반짝반짝 빛나는 리본 핀을 올려놓은 태연. 그 앞에 다소곳이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리고는 아빠가 방문을 열고 나오자 목청껏 소리 높여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다. “하나님, 부처님,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우리 아빠가 갑자기 천사처럼 착해지셔서 이렇게 예쁜 선물을 매일매일 사주도록 해주소서. 나무아미타불! 아멘~~” “하하. 태연아, 종교를 통일해 보면 어떨까?” “여러 신께 빌어야 더 잘 들어주실 것 같아 그러하옵니다. 아바마마~~” “아빠 생각에는 프린터 기술이 빨리 발전하도록 기도드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아빠가 산타할아버지가 될 일은 절대 없으니까 말야.” “엥? 핀하고 프린터하고 무슨 상관이에요? 프린터는 컴퓨터로 작성한 문..
이문재 일터는 동쪽에 있어야 한다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동트는 걸 보며 집을 나서고 노을을 향해 돌아와야 한다고 하셨다 언제나 앞이나 위에 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낮달이 떴다 늙은 아버지가 나를 낳으신 나이 나는 아직 아버지가 되지 못하고 동가숙 서가식 동문서답 그러나 낮달이 낮잠을 잘 리 없다 낮에도 하늘 가득 별이 떠 있는 것이다 낮에도 총총한 별을 생각하면 나를 관통하는 천지 사방의 별빛들을 떠올리면 내가 중심이다 너와 내가 우리가 저마다 분명하고 힘차고 겸손한 중심이다 낮달을 보며 중얼거린다 이것을 누가 당신에게 읽어 줬으면 좋겠다 당신이 이것을 누구에겐가 읽어 주었으면 좋겠다 도시에서 살면서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잊었다. 아니 빼앗겼다. 깊이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건물에서 눈을 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으로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다. 한여름 폭염 속에서 흘렸던 땀들의 영향 보충과 환절기 건강을 위해서 추어탕, 삼계탕 등 보양식을 찾게 된다. 특히 요즘에는 신종플루까지 유행하면서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진짜 보양식은 따로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음식을 통한 보양은 체력만 보충해주지만 가을 햇빛을 통한 보양은 체력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까지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 가을 햇빛이 다른 계절보다 더 좋은 이유는 계절적인 특성에 기인한다. 가을 햇빛은 여름에 비해 낮아진 자외선 강도와 아침저녁으로 불어주는 선선한 바람으로 여름철에 비해서는 덜 뜨겁고 봄철에 비해서는 따뜻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극초단(1000조 분의 1초) 펄스 레이저를 기반으로 한 최첨단 광계측 원천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여 학문 발전에 기여한 KAIST 기계공학과 김승우 교수(金承佑 54세)가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10월 수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김승우 교수는 지난 20년간 KAIST에서 초정밀 광계측(超精密 光計測) 연구의 일환으로, ▲절대거리 측정 기술, ▲신개념 고안정도(高安定度) 레이저 광원, ▲플라즈모닉(Plasmonic) 나노광학과 같은 최첨단 광계측 원천기술 개발과 실용화에 꾸준히 매진해왔습니다. 김 교수는 1999년부터 9년간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창의적 연구’의 지원으로, 10-9 상대불확도 극초정밀 위치결정 계측 제어 기술을 연구하였고, 그 후 도약연구지원사업, 우주..
눈을 어둠으로 가득 채우고 해골처럼 어둠이 눈이 되도록 채우고 끝없는 어둠의 크기가 다 보이도록 별 없는 밤하늘을 바라본다 하늘나무 구름 속에서 태어난다는 땅과 하늘을 이을 만큼 커다랗다는 하늘에 뿌리박고 땅을 향해 거꾸로 자란다는 어둠을 쪼개서 그 벌어진 틈으로만 자란다는 허공에 뻗어 있는 무수한 핏줄을 찾아 그 속으로만 가지를 뻗는다는 온몸이 희디흰 빛으로만 되어 있다는 제 안에 넘치는 빛을 어쩌지 못해 나무나 사람을 태워 죽이기도 한다는 그러나 눈 깜짝할 새보다 더 짧게 살다 간다는 죽으면 땅에 묻히지만 흔적은 전혀 남기지 않는다는 그 하늘나무 온몸이 어둠이라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암쿠름과 수쿠름은 몸이 달아 자꾸 으르렁거리는데 땅과 어둠은 서로 으스러지도록 꽉 껴안고 들썩거리는데 암우주와 수우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