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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교육부 이야기/부모의 지혜 나눔

자식을 왕따 만든 어머니

대한민국 교육부 2010. 11. 19. 07:00


학교에서 문제아들만 왕따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모가 제대로 된 교육정보도 없이 엉뚱한 고집으로 자기 자식을 괴롭히는 경우를 많이 봤다.
 
나는 지방의 신도시 의 한 동네에서 12년간 책대여점을 한 적이 있다. 책대여점이 성수기였던 1994년도에 시작해서 침체기 말기였던 2006년 4월에 문을 닫았다. 

책방을 개점했을 때는 초등학생이었던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대학, 군입대, 제대, 취업을 하는 과정을 자연히 알게 됐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군대에 입대 후 휴가 때도 오고 제대한 후에도 가끔 들렸다. 학생들이 성장할수록 나는 오히려 그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대학생들에게는 대학생활을, 직장인들에게는 직장에 대한 구체적인 고충도 들었다. 고객들이 주로 학생들이라서 나를 고모나 이모같이 다정하게 생각하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 사진은 모두 다음이미지에서 가져 왔습니다.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1. 150등하는 고2 아들에게 의대가라고 강요하는 어머니
 

동원이 엄마는 고2인 아들을 낳고 아주 늦게 늦둥이 딸을 낳아서 초등학교 1학년이었다. 동원이 엄마는 내가 일 주일에 두 세 번 가는 목욕탕에서 만나거나 시장에서 스쳐갈 정도였고 서로 안면이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목욕탕에서도 두 눈을 꾹 감고 탕속에 앉아 있다가 혼자 때를 밀고 가곤 했다. 동네에서도 특별히 친한 분들이 없다고 한다. 아줌마들의 수다 속에서는 교육에 대한 정보도 많이 들었는데 그녀는 혼자만의 고집으로 자녀를 교육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느날 동원이 엄마에게 책방으로 전화가 왔다.
 
"책대여점이지요? 저 동원이 엄마인데요. 우리 동원이에게 책을 빌려주지 마세요. 다른 대여점이나 비디오 가게에는 다 전화를 했는데 오늘 보니 책가방에 그 책방 책이 들어 있네요. 공부를 해야하니 절대로 빌려주지 마세요."
 
나는 알았다고 했다. 다음날 동원이가 책을 반납하고 다시 빌려가려고 했다.
 
 
"네 엄마가 빌려주지 말라고 전화를 하셨던데...."

"아줌마! 우리 엄마 몰래 좀 빌려주세요. 제가 많이 보는 것도 아니고 학원갈 때 봉고차에서 잠깐보는 거예요."

"그래도 네 엄마와 약속을 해서 빌려 줄 수가 없구나"

"참 엄마도 너무해요. 사람이 어떻게 하루종일 공부만 하고 살 수가 있어요. 숨이 다 콱콱 막혀요, 책방 마다 다 빌려주지 말라고 전화를 했어요. 글쎄 저보고 의대를 가라고 자꾸 그래요"

"네가 의대갈 실력이 되나 보구나. 그러면 좀더 공부해서 가야지"

"전교 150등이예요. 그냥 무조건 의대에 가라고 하니 어쩔 수가 없어요. 엄마는 제 말을 들으려고 하지를 않아요. 열심히 하면 갈 수가 있데요. 저는 의사가 되고 싶지도 않고 실력도 안되요."
  

동원이는 보통 고2 학생이였고 예의도 바르고 착했다. 어머니와 소통이 안돼서 힘들어 했다. 나는 그후 동원이가 친구들에게 빌린 만화책을 급하게 길거리에서 보는 모습을 자주 봤다. 책방 앞에 학원에 가는 봉고 차가 서서 방학 동안에는 학생들이 그곳에 모여 있다가 학원을 갔다.

동원이는 고2인데도 길거리에 배치해 있는 오락 기계에 돈을 넣고 정신없이 집중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무엇엔가 항상 쫒기는 모습이 참 안스러웠다.
 
동원이는 친구들에게 비굴하게 늘 책을 빌려서 보고 잘 어울리지도 못했다. 엄마가 사사건건 간섭을 하니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도 없을 뿐 아니라 차분히 생각을 할 수도 없어 보였다.
 
우리 책방에는 엄마에게 들킬까봐 멀리서 사는 학생들이 친구집에 놀러와서 책을 수북하게 빌려 가는 모습도 종종 봤다.

책대여점에서 빌려주는 책과 만화책은 심의를 거친 책들이다. 19세 이상이 보는 책은 빨간 스티카를 붙이게 돼 있다. 내가 운영하던 책방에서는 19세 이상은 구비해 놓지 않았었다. 나는시험기간 동안에는 책을 빌려주지 않았었다.
 

 
   2. 어머니를 지능적으로 속이는 특목중 학생과 여동생
 
 
겨울방학때 일주일에 두 번씩 여동생과 함께 와서 환타지 소설이나 만화책을 약 35분씩 보고 가는 특목중 학생이 있었다. 동생과 짜고 줄넘기를 한다고 엄마에게 말하고 밤 9시쯤 와서 책을 보고 갔다.
 
키가 작은 편인데 대학 부속 병원에 가서 성장판 조사를 하고 키가 크는 약을 먹고 있다고 했다.특목중에서도 공부를 잘한다고 했다.
  
 
남매는 엄마를 속이는데 아무 죄의식이 없었다. 내가 봐도 일주일에 두 번정도 35분을 환타지 소설이나 만화책을 본다고 나쁜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제 가자. 조금 더 있다 가면 엄마가 이상하게 생각한다"
"오빠야! 엄마가 알면 기절한다"
 
남매는 방학 때만 그렇게 하고 개학을 하고는 오지 않았다. 자기 조절을 잘하는 학생들이었다.그남매는 왜 엄마를 속이고 책방에 왔을까?아마도 엄마도 이해를 하고 자기들의 스트레스도 풀어야 했고 그랬을 것이다.
 

 
   3. 모범생이라고 소문난 큰아들도 나를 속였었다.
 

큰아들은 학창시절에 담임에게 극찬을 듣고 학교에 다닌 모범생이었다. 어쩌다 학교에 가면 지나친 아들칭찬에 오히려 내가 부끄러울 정도였다.
 
내인생의 12년을 아들들 교육만을 위해서 올인했던 시기가 있었다. 시중에 나와 있는 자녀교육서는 대부분 다 찾아 읽었고 매일 아이들과 짧은 시간이라도 대화를 했다. 주말이면 한 시간 이상 대화를 하기도 했다. 주로 미래, 진학,집안문제, 인생의 최고 가치, 가족, 친구문제, 이성관, 영화 책에 대한 끝없는 대화를 했었다.
 
남편은 그때 계속 되는 사업문제로 혹은 사업실패로 술에 취해서 늘 늦게 집에 돌아왔다. 아이들이 아빠를 싫어한 기간이기도 했다. 중소기업에 취업한 후 남편은 15년이상 끊임없이 가족에 대해서 부모에 대해서 잘하고 있다. 모두의 얼어붙은 마음을 풀리게 한 기간이기도 하다. 아들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사랑으로 , 이제는 남자대 남자로서 아빠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나의 글을 읽고 마치 나 혼자 아들 교육을 한 것 같이 느낀 분들이 있어서 구체적으로 표현해 보았다.자녀 교육은 엄마혼자서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교생이 다 규율을 어겨도 용이만은 혼자 지킬 겁니다"
고1 담임에게 이말을 듣고 나는 기쁘지만은 않았다. 모든 아이들이 다 한다면 내아들도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랬던 그아들이 대학 재학 중에 우연히 말을 해서 상당히 놀랬다.
 
중 3때 집 근처로 전학을 하려고 했으나 졸업하고 고등학교 입학을 집근처로 하는게 좋다는 담임 선생님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수학 성적이 좀 떨어져서  집 근처에는 큰 학원이 없어서 20분거리에 있는 학원으로 3달 정도 보냈다. 수업시간이 집에 왔다 가기에는 너무 애매한 시간이라서 학원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 빈 강의실에서 공부를 하기로 했다. 나는 큰아들이 당연히 학교숙제와 예습을 한다고 믿었다.
 
"엄마! 엄마가 몰라서 그렇지 나도 그때 거의 매일 30분 이상 오락실에 있었어요. 빈교실에서 공부하는 애들도 없고 너무 답답해서 오락실에 가서 스트레스를 풀었어요. 그땐 엄마에게 말할 수가 없었지."
 
그말을 하고 큰 아들이 미소를 지었다. 나도 한참 착각을 하고 살은 것이다. 하긴 엄마가 묻지도 않았는데 오락실에 매일 간다고 말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다.
 


아이들이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내가 물은 적이 있었다.
 
"너희들 엄마에게 너희들 생활을 몇% 말해주는데?"
"음 ! 나는 90% 정도 말하고 있는데"

큰아들의 말에 막내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70%만 말해 주는데"
 
지금은 둘 다 30세가 넘었고 집을 떠나 살고 있으니 50%정도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대화를 늘 하고 자라서 자동적으로 자신들의 생활을 서로 말하곤 하는 우리 가족들이기 때문이다. 아들들이 결혼을 하면 20%정도 말해줘도 고마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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